산행후기

迎春亭에서 봄을 맞이하다(남한산성)...2009.2

웰트렉 2009. 4. 26. 07:42

  거여동 느티나무 아래에서 만난 10명의 회원들이 낮은 능선을 깍아만든 배드민턴장에

  삥둘러서서 간단한 자기소개로 상견례를 마치고,

  포근한 봄날씨에 부드러운 흙길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며 여유있게 산행이 시작된다.

 

  참나무와 낙엽송사이로 난 오솔길을 지나고 얕은 능선을 몇개 넘으니

  등에 땀이 촉촉하여,하나둘 자켓을 벗고 가볍게 걷는다.

  선두그룹의 천형희,한송희씨는 사뿐사뿐 잘도 걷는데...

  뒤에처진 장진희,임은희씨는 정상이 멀었냐고 자꾸 묻는걸보니 힘이 드나보다.

 

  가파른 깔딱고개를 올라서니 연주봉옹성이다.

  맑은 날은 북한산,도봉산까지 환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인데,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끼어

  그리 멀지않은 예봉산과 검단산 자락이 아스라이 보인다.

  서문 근처 암문을 통과하여 본격적인 7.5km의 산성길 트레킹이 시작된다.

 

  다소 허름한 북문과 소나무군락을 지나 언덕백이에 오르니 시야가 트이고

  조망이 좋은 곳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도시락,김밥,빵을 나누고 금잔에 향긋한 위스키가 한 순배돌고

  사과,배,귤로 입가심을 하고나서 커피까지 한잔하니 가히 꿀맛이다.

 

  구불구불 길게 늘어진 산성을 어루만지며 장경사-동문-남문까지 흥겹게 걷는다.

  가장 멋스러운 남문의 누각에서 땀을 식히고,지루한 나무계단을 헉헉대고 올라오니,

  봄을 맞이한다고 이름지어진 迎春亭정자에서 이른 봄의 기운을 만끽한다.

 

  청량산(480m)정상 부근에 자리한 "수어장대"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늠름해보이는  "守禦將臺"는 과연 필요할때 임금을 지켰는가?

  1636년 한겨울 병자호란때 청태종의 대군을 피해 이곳으로 도망온 인조는

  독안에 갖힌 쥐의 형색이되어 물자와 식량공급을 차단 당하고,

  사방에서 공격을 당하니 스스로 참담한 항복을 하게된다.

  두패로 갈라진 결사항쟁파와 화친을 주장하는 조정대신들의 한심한 말싸움이 이어지는동안,

  고통받는 민초들은 무기력하게 쓰러진다.

  "죽어서 살 것인가,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살아서 더러울 것인가?"라는

   냉엄한 화두를 남기며,김 훈의 유명한 소설<남한산성>은 끝을 맺는다.

 

  산성을 뒤로하고 얼었다 녹아 제법 미끄러운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하산한다.

  쌍바위가든에 먼저와 기다리는 이은옥,정원창씨와 고소한 삼겹살에

  시원한 소맥(소주+맥주)으로 건배하다.

 

  권상혁회장과 이은옥,공성식부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하고,

  즐겁고 포근한 아띠트렉의 비상을 기대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다...